전세금 굴려 수익 준다는 정부 ‘안심신탁’, 수요 있을까
· 임대인·임차인·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 3자 계약으로 체결되며 HUG가 기구를 관리한다.
· 기구가 전세보증금을 받아 HUG 보증 주택 PF에 투자하고 수익을 임대인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 목표 수익률은 PF 금리와 서울 전월세전환율을 고려해 4~5% 수준으로 설정됐다.
· 당초 검토된 의무 참여 방식은 전세의 월세화 우려로 철회되고 전면 자율 참여로 바뀌었다.
· 국토연구원 분석에서 임대인 48.3%는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어 신탁할 여윳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국토부 설문에서는 수익률 4.85% 가정 시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 없이는 참여 유인이 부족하고 전세금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 경향신문정부가 8·13 대책의 하나로 발표한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을 다음 달 본격 시행해 9월 중 참여 집주인 모집을 시작하고 연내 대상자 선정과 약정을 마칠 계획이지만, 임대인 절반가량이 이미 전세금을 다른 곳에 써 실제 참여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사업은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 3자 계약으로 결정된다.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임대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받아 HUG가 보증하는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PF 대출 금리와 서울 전월세전환율 등을 고려한 목표 수익률은 4~5%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만 해도 등록임대사업자이면서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주택을 대상으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상자가 너무 적고 강제 참여가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방향을 틀어, 모든 임대인을 대상으로 한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관건은 참여율이다. 국토연구원 연구진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임대인의 48.3%는 현금·펀드·보험·주식·채권을 포함한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었다. 수익률 4~5%가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국토부 자체 임대인 설문에서는 수익률 4.85%를 가정할 때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레버리지 가능성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률을 만들려면 보유세 등 세제 혜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전세금을 키울수록 임대인 수익이 커지는 구조라 보증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재정으로 PF 이자를 지원하는 것이 공공의 역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배경
전세보증금은 제도적으로는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채무지만 실제로는 임대인의 투자 재원으로 쓰여 왔고, 이 구조가 전세사기와 역전세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보증금을 공적 기구가 관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운용 수익을 주는 방식으로 이 고리를 끊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다만 보증금을 굴리지 못하게 되는 만큼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충분한지가 처음부터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지적돼 왔다.
시장에 주는 의미
세입자라면 9월 이후 계약 갱신이나 신규 계약 때 임대인이 안심신탁에 참여하는지 확인해 볼 만하다. 보증금이 공적 기구로 이전되면 반환 위험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임대인은 4~5% 수익률과 보증금을 직접 운용할 때의 기대수익, 세제 혜택 유무를 비교해 판단해야 하며, 고정 수익률과 변동 수익률 중 어느 방식이 적용되는지도 약정 전에 확인해야 한다. 연말까지 대상자 선정이 진행되는 만큼 참여 규모가 공개되는 시점에 실제 실효성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자주 묻는 질문
- Q. 전월세 안심신탁사업은 어떤 구조인가요?
-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관리하는 주택전월세안정화기구가 3자 계약을 맺고, 기구가 임대인 대신 전세보증금을 받아 HUG가 보증하는 주택 PF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 Q. 임대인이 받는 수익률은 얼마인가요?
- PF 대출 금리와 서울 전월세전환율 등을 고려해 4~5% 수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체 설문에서는 수익률 4.85%를 가정했을 때 임대인의 약 20%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Q. 참여는 의무인가요?
- 자율 참여입니다. 국토부는 당초 등록임대사업자 중 깡통전세 우려 주택을 대상으로 의무화를 검토했으나, 대상자가 적고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모든 임대인을 대상으로 한 자율 참여로 전환했습니다.
- Q. 참여율이 낮을 것이라는 지적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 국토연구원이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결과 임대인의 48.3%는 저축액이 전세금보다 적었습니다. 절반가량은 전세금을 이미 다른 용도나 주택 매입에 써 신탁할 자금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아직 댓글이 없어요.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