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7년 만에 다시 쪼개지는 LH…택지·주택은 개발공사, 임대·부채는 자산공사로
· 2009년 토공·주공 통합 이후 17년 만의 재분리, 국토부가 이르면 이달 말 세부안 공개
· 개발공사 이익을 주택도시기금 별도 계정에 적립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교차보전 구조 설계
· LH 부채비율 전망 내년 250%·2029년 260% 초과, 택지 매각 축소 시 자산공사 존속 우려
· 내년 공적주택 21만8000가구(+12%), 주택공급 예산 30조원(+8조8000억원)
·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4조원으로 2021년 49조원의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
· 자회사 주택관리공단(20만~30만 가구 관리)의 자산공사 흡수통합 가능성 거론
· LH 임직원 9000명·주택관리공단 인력 2700명, 노조 분리와 인력 재배치가 최대 변수
사진: 연합뉴스정부가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통합으로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17년 만에 다시 둘로 쪼개 택지개발·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가, 임대주택 운영과 토지비축은 주택도시자산공사가 맡도록 하는 구조개혁 방향을 3일 공식화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을 발표했고,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LH 구조개혁 세부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개발공사는 택지 개발과 주택 건설로 수익을 내고, 자산공사는 임대주택 운영·관리와 부채를 떠안는 사실상의 배드뱅크 역할을 맡는 구조다.
정부는 임대주택 건설 부채가 주택 공급 속도를 떨어뜨리고 임대 운영 부담을 키우는 비효율을 막기 위해 조직을 나눠 재무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이번 개혁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그동안 한 조직 안에서 이뤄지던 교차보전을 무엇으로 대체하느냐로, 정부는 개발공사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기금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을 설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도 LH가 공공택지 개발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정부에 납부해 주거복지에 써 왔다며 이 수익을 별도 계정으로 만든 뒤 정부가 임대관리 회사에 넘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동주택용지 매각 중단에 따른 손실을 메울 정부의 추가 재정 투입 계획은 이번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LH 부채비율은 내년 250%, 2029년에는 2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택지 매각 수익까지 줄어들면 부채를 떠안을 자산공사의 장기 존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LH가 민간에 땅을 팔지 말고 자체 시행에 나서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부채와 자산을 떼어내 전문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이 이번 분리안의 출발점이 됐다.
정부는 공공택지 내 민간 분양을 줄이고 LH가 직접 시행해 건설까지 맡는 공적주택 공급을 2030년까지 110만 가구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일 발표한 예산안에서 국토부는 내년 공적주택 건설 규모를 올해 19만4000가구보다 12% 많은 21만8000가구로 늘리고 주택공급 예산도 21조2000억원에서 30조원으로 8조8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건설 자금을 대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지난해 말 14조원으로 2021년 49조원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 재원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LH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과의 업무 조정도 뇌관으로, 현재 LH가 약 14만 호, 주택관리공단이 20만~30만 가구의 임대주택 관리를 맡고 있어 자산공사로 흡수 통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주공·토공 통합 때도 한지붕 두가족 갈등으로 정상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만큼 분리 과정의 노조 분리와 인력 재배치 갈등이 공급 속도를 되레 늦출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거대 조직을 합쳤다가 다시 떼어내는 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임대관리 조직으로 옮겨갈 직원들의 불만 해소가 현실적인 과제라고 짚었다.
배경
LH는 2009년 주공의 만성 적자와 토공·주공의 택지개발 업무 중복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통합돼 출범했다. 이후 신도시 땅투기 의혹 때 해체론까지 나왔지만 대안 부재로 무산됐고, 이재명 정부 들어 택지 매각 중단과 자체 시행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분리론이 다시 힘을 얻었다. 이번 개편은 8·13대책의 공급 속도전과 한 묶음이다.
시장에 주는 의미
실수요자는 세부 방안이 공개될 이달 말~다음 달 발표에서 공공택지 공급 일정과 사전청약·본청약 시기가 어떻게 조정되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조직 분리기에는 인허가와 착공 일정이 흔들릴 수 있어, 3기 신도시와 공공분양 대기 수요자는 블록별 공급 시점 변경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주택 입주자는 관리 주체가 자산공사로 바뀔 때의 계약·관리비 승계 안내를 챙길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 Q. LH는 어떻게 나뉘나요?
-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가, 임대주택 운영·관리와 토지비축 등 주거복지 업무는 주택도시자산공사가 맡습니다. 개발로 돈을 버는 회사와 부채를 전담하는 회사로 역할을 갈라놓는 구조입니다.
- Q. 왜 다시 분리하나요?
- 임대주택 건설로 쌓인 부채가 주택 공급 속도를 늦추고 임대 운영 부담을 키운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부는 부채를 떼어내 재무 여건을 개선하면 공적주택 공급 속도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Q. 부채를 떠안는 회사는 어떻게 유지되나요?
- 개발공사가 낸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기금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다만 택지 매각 중단에 따른 손실을 메울 정부 추가 재정 투입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Q. 주택 공급에는 도움이 되나요?
- 정부는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0만 가구 이상 공급을 목표로 내년 건설 규모를 21만8000가구로 늘릴 계획입니다. 다만 조직 분리 과정의 노조 갈등과 인력 재배치로 오히려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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