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20년 만기 내년 도래…'임대의무기간 20년'이 거주 연장 권리는 아니라는 법률 해석
·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54조상 20년은 사업자의 임대의무기간
· 임대의무기간 규정이 임차인의 20년 이후 거주권을 만들지는 않는다는 해석
· 자격 유지·성실 납부·반복 갱신만으로 무기한 거주권이나 갱신 기대권은 불발생
· 공공임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갱신요구권이 아닌 공공주택 특별법 체계 적용
· 보증금 반환의무와 주택 인도의무는 동시이행 관계, 만기 경과만으로 불법점유 아님
· 보증금 반환 제공 후에도 퇴거 거부 시 명도소송·부당이득·소송비용 부담 가능
· 미리내집과의 형평성은 정책 영역이지 법적 청구권의 근거는 아니라는 판단
사진: 동아일보서울 장기전세주택의 첫 20년 만기가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기존 입주민과 서울시 사이에 퇴거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법령상 20년이 임차인의 거주 권리를 보장하는 기간은 아니라는 법률 해석이 나왔다. 입주민들은 법령에 규정된 20년이 임차인의 최대 거주기간이 아니라 사업자의 임대의무기간이라며 계약 연장을 요구하고, 서울시는 기존 계약에 따라 퇴거가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송파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계약 당시 2억원 안팎이던 보증금이 최근 7억원대로 올랐고 매매가격은 17억원에 이르러,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주택을 구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온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두 개념이 섞이면서 혼동이 생기고 있다며, 20년이 사업자의 의무기간이라는 설명 자체는 법조문 구조상 틀리지 않지만 그것이 20년 이후 거주 권리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54조는 장기전세주택의 임대의무기간을 20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주택사업자가 해당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유지해야 하는 기간이며 의무 주체는 임차인이 아니라 사업자다. 다만 임대의무기간 규정이 임차인에게 20년 이후에도 계속 거주할 권리까지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번 해석의 핵심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입주자 모집공고와 계약 단계에서부터 재계약을 통한 최장 20년 거주를 조건으로 공급됐으므로, 20년이 지나면 재계약의 근거가 되는 계약상·제도상 틀이 종료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나 정부가 제도를 바꿔 거주기간을 늘리는 것은 정책적으로 가능하지만, 그런 제도가 생기기 전까지 임차인에게 연장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엄 변호사는 선을 그었다. 20년간 무주택·소득·자산 요건을 유지하고 임대료를 밀리지 않았더라도 이는 예정된 기간 안에서 재계약을 보장받기 위한 요건일 뿐, 최대 거주기간을 넘겨 살 수 있는 별도의 권리를 만들지는 않는다.
2년 단위 계약을 오래 반복했다는 사실만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바뀌거나 20년 이후 갱신에 대한 법적 기대권이 생긴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엄 변호사의 판단이다. 민간 임대차에 적용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과 달리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 특별법과 표준임대차계약에 따른 별도의 재계약 체계를 적용받는다. 대법원은 임대주택의 경우 정해진 갱신거절 사유가 없으면 임대인이 임의로 갱신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고, 장기전세주택에서는 그 보호가 최장 20년 범위에서 작동한다는 해석이다.
계약이 끝나고 사업자가 종료 의사를 밝혔다면 임차인은 주택을 돌려줄 의무를 지지만, 임차인의 인도의무와 사업자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여서 보증금 반환이나 이행 제공 전까지는 불법점유로 보기 어렵다. 반대로 보증금 반환이 제공됐는데도 퇴거를 거부하면 사업자는 명도소송과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야 하며, 임차인은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과 소송비용까지 부담할 수 있다. 서울시는 기존 계약과 법령에 따라 퇴거가 원칙이며 별도의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 제도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400여 가구의 임대의무기간이 순차적으로 끝난다. 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주택Ⅱ '미리내집'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지만, 도입 시기와 정책 목적이 달라 새 제도의 혜택을 기존 계약에 적용해 달라고 요구할 법적 권리가 당연히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 결론이다.
배경
서울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오세훈 시장 재임기에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공공임대 모델로 확대됐다. 도입 20년째인 내년부터 임대의무기간이 순차적으로 끝나면서 첫 대규모 퇴거가 예정돼 있다. 그사이 서울 전셋값과 매매가가 크게 오르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같은 생활권에 남기 어렵다는 점이 갈등의 실질적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에 주는 의미
장기전세 입주민이라면 계약서와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에 명시된 거주기간 조건을 먼저 확인하고, 만기 시점과 보증금 반환 일정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우선이다. 법적 연장 청구가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다른 공공임대 유형으로의 이주 연계, 이주비·중개보수 지원 같은 연착륙 대책은 시의회와 국회를 통한 제도 개선 요구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만기가 다가오는 2027~2031년 사이에는 해당 단지 인근의 전월세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같은 생활권 임차인들도 이주 시점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 Q. 법에 나온 '임대의무기간 20년'은 누구의 의무인가요?
- 공공주택사업자의 의무입니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54조는 사업자가 해당 주택을 20년간 임대주택으로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이 20년을 살 수 있다는 권리를 규정한 조항이 아닙니다.
- Q. 20년간 자격을 유지하고 임대료를 잘 냈으면 연장을 요구할 수 있나요?
-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번 법률 해석입니다. 자격 유지와 성실한 계약 이행은 예정된 기간 안에서 재계약을 보장받기 위한 요건일 뿐, 최대 거주기간을 넘겨 살 수 있는 별도의 권리를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 Q. 계약이 끝났는데 나가지 않으면 바로 불법점유가 되나요?
- 아닙니다. 임차인의 주택 인도의무와 사업자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입니다. 사업자가 보증금을 반환하거나 이행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집을 비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점유가 되지 않습니다.
- Q. 거주기간을 늘릴 방법은 아예 없나요?
- 법령이나 지침을 개정해 거주기간을 연장하는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은 정책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그런 제도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임차인에게 연장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서울시의회나 국회를 통한 제도 개선 요구 영역으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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