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거셀 줄 몰랐나"…국토부, 고시원 욕조 허용 9일 만에 재검토
· 개정안은 2015년 금지된 욕조 설치 재허용과 책상 설치 의무 폐지가 골자
· 행정예고 기간은 8월 12일~8월 31일, 욕조는 의무가 아닌 운영자 선택 사항
· 1.5~3평 방에 욕조 허용이 비현실적이고 습기·곰팡이 우려가 크다는 지적
· 고시원은 근린생활시설이라 주차장·소방 등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음
· 강남·서초·대학가 '프리미엄 고시원' 월세 70만~100만원 형성
· 개정안에 주택 기준인 최소 면적·채광·환기 규정은 빠져 있음
사진: 아시아경제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행정예고한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 중 고시원 욕조 설치 허용 규정을 반발 여론이 커지자 9일 만인 지난 21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무허가 원룸 전용을 막기 위해 2015년 이후 금지된 고시원 내 욕조 설치를 다시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애는 내용이 골자다. 욕조 설치는 의무가 아니라 운영자 선택 사항이며, 국토부는 중소기업 규제개선 건의에 따라 안전과 무관한 규제를 완화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침대와 수납공간만으로도 빠듯한 1.5~3평 방에 욕조를 허용하는 발상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용 5~8평 소형 원룸조차 공간 효율을 위해 욕조를 빼는 추세이고, 1인 가구는 샤워실 사용 빈도가 높아 욕조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반론도 나왔다. 좁은 방에 욕조가 들어서면 습기와 곰팡이로 주거 환경이 오히려 나빠지고 월세 인상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시원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이라 주차장 확보와 소방 기준 등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데, 욕조까지 허용되면 취사만 불가능한 고급형 임대 상품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남·서초와 대학가에는 월세 70만~100만원을 웃도는 이른바 '프리미엄 고시원(스테이)'이 개별 세탁기·전자레인지·침대·냉장고·샤워실을 갖추고 원룸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행정예고 의견란에는 도배만 새로 한 채 '스테이' 간판을 달고 보증금과 월세를 올린다는 고발과 함께 임대료 상한제 도입, 방음 규제 강화 요구가 올라왔다. 국토부는 규제개선 건의 주체와 입주자 수요 조사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고, 개정안에는 주택에 적용되는 최소 면적·채광·환기 기준도 빠져 있다.
배경
고시원은 원래 공무원·사법시험 준비생을 위한 학습실로 출발해 방마다 책상을 두도록 규정됐다. 지금은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저소득층과 청년, 일용직 노동자의 최후 주거지 역할을 한다. 2015년에는 무허가 원룸처럼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욕조 설치가 금지됐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 조항을 10년 만에 되돌리려던 것이다.
시장에 주는 의미
규제 완화가 주거 취약계층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구조가 드러난 사례다. 고시원 고급화가 확산되고 임대료 하한선이 올라가면 한 평 반짜리 방이 절실한 계층이 갈 곳을 잃는다. 고시원·원룸 임차를 고려하는 1인 가구라면 8월 31일 종료되는 행정예고 결과와 최종 개정 내용을 확인한 뒤 계약 조건을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임대료 상한이나 최소 주거기준 논의가 함께 진행될지가 관건이다.
자주 묻는 질문
- Q. 고시원 욕조 허용은 백지화된 건가요?
- 철회가 아니라 재검토입니다. 국토부는 행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해당 규정을 다시 살펴보겠다고만 밝혔습니다. 행정예고 기간은 8월 31일까지이며 최종 개정 내용은 이후 확정됩니다.
- Q. 책상 설치 의무 폐지는 어떻게 되나요?
- 재검토 대상으로 명시된 것은 욕조 설치 완화 규정입니다. 책상 의무 폐지는 고시원이 학습실에서 1인 주거로 바뀐 현실을 반영한 조항으로, 함께 재검토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Q. 왜 월세 인상 우려가 나오나요?
- 고시원은 주택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이라 주차장·소방 등 규제를 덜 받으면서 원룸 수요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욕조로 상품성을 높이면 월세를 더 올릴 여지가 생겨, 이미 월 70만~100만원대인 '프리미엄 고시원' 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Q. 고시원 거주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규제는 무엇인가요?
- 행정예고 의견란에는 임대료 상한제 도입, 방음 규제 강화, 가격 담합 단속 같은 요구가 올라왔습니다. 개정안에 주택에 적용되는 최소 면적·채광·환기 기준이 빠져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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